다양한 경험들을 스스로 적극적으로!!
문헌정보과 2009년 졸업 김려은
- 작성자 기분좋은커뮤니케이션
- 조회수 1170
- 등록일 2023.08.28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숭의여자대학교 문헌정보과 졸업생 김려은입니다. 현재 서울시교육청 소속 초등학교 사서교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 사서라는 꿈을 가지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처음부터 사서라는 꿈을 꾸지는 않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게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게 꿈이었던 것 같아요. 저희 어머니의 직업이 사서였기에, 어머니의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도서관계에서 숭의여대 문헌정보과가 워낙 유명했기 때문에 진학을 결심했지요. 숭의를 다니면서 전공에 대한 매력을 느꼈고, 일을 시작하면서 더더욱 사서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학교에 대한 애착이 생겼어요. 저는 2022학년도 사서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하여 아직 교사로서는 신규나 다름없습니다만 학교도서관 사서로는 11년 근무하면서 도서관과 사서에 대한 남다른 열정이 있는 것 같아요. 처음 이 전공을 선택한 것은 어머니의 권유였지만,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꿈을 키워갔고 스스로 전문성을 향상하고자 일과 공부를 병행하며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 현재 선배님의 주요 업무는 무엇이신가요?
초등학교 사서교사는 매우 바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학교에 있는 학생들에게 학교 도서관을 활용한 정보 활용 교육이나 독서 교육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어요.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하기도 하고, 학교 교육 연구 활동에 참여하기도 하고, 때에 따라 다양한 독서 행사를 실시하기도 하지요. 무엇보다도 사서로서 학교구성원들에게 다양한 정보자료를 제공하고, 학교도서관 자료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학교 도서관이 1인 체제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도서관 경영이나, 자료 수서 및 여러분이 배우신 모든, 전체적인 도서관 업무를 혼자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 학교에서 배운 것 중 현장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것은 무엇인가요?
졸업한지 오래라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웃음) 그래도 학교에서 배웠던 것 중에는 자료 분류가 기억에 남아요. 목록 같은 경우는 자동화 시스템이 잘 마련되어 있어서 학교도서관에서는 주된 업무는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분류는 책을 직접 만지고 책의 내용을 파악하고 그 책이 어떤 메시지를 갖는지 이용자의 입장에서 주제명을 선택하는 게 사서의 몫이기 때문에 저는 분류라는 과목이 참 좋아요. 제가 학생 때 총장도 역임하셨던 김명옥 교수님의 마지막 제자였는데, 교수님이 수업 도중에 갑자기 분류 번호를 물어보세요. 그러면 지목당한 학생이 그걸 대답했어야 했어요. 물론 주입식 교육으로 느껴지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교수님의 가르침이 되게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나중에 임용고시 때도 분류 과목 점수는 높았던 것 같아요. 물론 독서교육론이나 실습 과목들도 업무 현장에 매우 유익하게 적용되었어요.
▢ 일 년 중 사서가 가장 바쁜 시기는 언제인가요?
도서관계에서 공통적으로 바쁜 시기가 있어요. 4월 세계 책의 날, 5월 가정의 달, 9월과 10월에는 독서의 달, 이렇다 보니 그런 독서 문화 프로그램들을 기획해야 해서 그 시기가 바쁘지요. 저 같은 경우에는 방학 때가 의외로 바쁘기도 했어요. 방학 때 운영하는 독서 교실이나 학교도서관 활성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했거든요. 혹은 장서점검이나 자료 폐기 등 도서관 관리도 방학 때 진행하곤 합니다. 요즘은 방학 때 다음 학기 수업 준비를 해야 해서 많은 교육 서적이나 수업에 활용할 새로운 신간을 찾기도 합니다.
▢ 사서가 된 후 가장 뿌듯했거나 힘들었던 일이 있으셨나요?
저는 학교 도서관이다 보니까 학생들로부터 뿌듯함을 얻는 것 같아요. 제가 중학교 도서관에서 근무를 조금 오래 했었거든요. 중학교 졸업을 하고 성인이 된 친구가 문헌정보과에 들어갔다고 연락을 줬을 때를 잊을 수가 없어요. 심지어 두 명이나 갔는데, 모두 숭의여대였어요. (웃음) 제자들이 저의 후배가 된 것이죠. 제가 아이들 진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것에 매우 뿌듯한 순간이었죠. 단순히 그냥 도서부 일을 하면서 흘러갈 수도 있었을 텐데, 문정과를 선택했다고 하니 고맙고 기특했어요. 스승의 날이나 특별한 날에 연락이 오면 정말 뿌듯한 것 같아요. 힘들었던 점은 따로 없었지만, 사서라는 직업에 대해 인식이 부족할 때 조금 힘든 것 같아요. 아직 우리나라 전반적으로 인식이 부족하다 보니 사서를 되게 숭고하고 고상하기만 한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서가 여유를 즐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많은 이용자의 요구에 대응하고 적절한 정보자원을 제공해야 하는 역할이어서 스스로의 전문성을 위해서도 노력을 많이 하는 직업이거든요. 그래서 우리 후배님들도 이러한 인식 변화를 위해 다양한 영역에서 전문성을 드러내기를 바랍니다.
▢ 사서라는 직업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단순히 물리적인 것으로 본다면 좋은 공간에 있는 것, 쾌적한 공간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게 좋습니다(물론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지만). 또,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저는 개인적으로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업무 자체는 조용한 직업이고, 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나는 서비스업입니다. 어떤 사람이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어떤 책을 찾는지 이런 것들을 다 바라보다 보면 정말 의미 있는 직업인 것 같거든요. 너무 뻔한 얘기지만 책을 항상 가까이 두니까 책을 읽기 쉽다는 것도 장점이네요. 어찌 됐든 읽는 활동을 한다는 것은 요새 유행이 뭔지, 사람들이 뭘 원하는지 이런 것들을 좀 더 빨리 알 수 있죠.
▢ 사서라는 직업의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또, 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문헌정보과에 오는 친구들은 대체로 책을 좋아해서 오는 친구들이 제법 있어요. 그러다 보니 직업의 성향 자체가 조금은 정적이고, 소극적일 수도 있고, 엄청 개방적이지 못한 부분들이 일부 있는 것 같아요. 사서끼리 응집력이나 함께 모이는 분위기보다 조금 거리를 두는 게 ‘제게는’ 조금 보여요. 우리의 어떤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 모여야 하는데, 잘 안 뭉쳐지면 목소리를 내기 어렵거든요. 이런 점이 현장에서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또한 신체적 정신적 노동이 있는 직업이기도 하죠. 책을 계속 옮겨야 하고, 서가를 관리해야 하는 일종의 신체적 노동과 다양한 이용자의 요구와 민원에 대응하는 정신적 노동을 겸하고 있지요.
이런 단점을 바꾸기 위해서는 사서들의 많은 모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커뮤니티도 활성화가 되어야 할 것 같고요. 일단은 전국적으로 문헌정보과가 워낙 많지 않잖아요. 결국 다른 전공들에 비해 인원수가 적을 수밖에 없어요. 사서들이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잘 뭉쳐서 연대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업무적으로는 환기를 찾을 수 있는 여러 가지를 사서 개개인이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사서는 대학, 공공, 학교 중 하나. 이렇게 정해져 있는데 고립 되어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것들을 좀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체험하고, 경험을 많이 쌓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사서의 어떤 고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 마지막으로 문헌정보과 후배들이자, 미래의 사서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실까요?
요즘 세대 친구들은 알아서 잘하는 세대들이에요. 스스로에 대해 잘 알고 자기가 뭘 잘하는지 못하는지 그런 걸 잘 아는데 다만, 꾸준함과 끈기는 상대적으로 부족해요. 이건 꼭 문정과 친구들만이 아니라 요새 친구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이에요. 끈기 있게 뭐든지 해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미래에는 2년, 4년 이렇게 공부하고 끝이 아니라 계속해서 배워나가야 할 것들이 많아져요. 하나의 전공으로 살 수 있는 시대는 아니라는 거죠. 일단 문헌정보과를 들어왔으니, 끈기 있게 하나를 맞춰보고 포기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새롭게 관심이 생긴다면 지금 해내고 있는 것을 포기하지 말고 나만의 경험치로 만든 후에, 하나씩 덧붙여서 다양한 전공이나 다양한 경험을 스스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학교와 학과에 대한 애착과 자긍심을 가지고 소중한 대학 생활을 멋지게 이어가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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