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인터뷰

사서라는 직업이 재밌게 느껴졌어요!

문헌정보과 2009년 졸업 김진호

  • 작성자 기분좋은커뮤니케이션
  • 조회수 1208
  • 등록일 2023.08.28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동작구에 위치한 사당솔밭도서관에 근무하고 있는 김진호입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도서관, 코라스 유지 보수 업체인 한국통합기술이라는 회사를 거쳐 현재는 이곳, 동작문화재단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 사서라는 꿈을 가지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나온 고등학교의 도서관이 무척 멋있었어요. 그곳에서 공간 뿐만 아니라 도서관이라는 곳이 막연히 책을 빌리는 곳이 아닌 사람들에게 필요한 힐링은 물론, 이용자가 요구하는 그 무엇이라도 최선을 다해 제공하는 곳이구나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문헌정보과에 진학하게 된 것 같아요. 물론 처음에는 정적인 곳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어요. 내가 평생 일하기에 참 좋은 공간이 될 것 같다 하는 막연한 느낌도 있었고요. 그런데 제가 처음 일하게 된 곳이 중학교 도서관이다 보니, 도서관은 조용하게 책 읽는 공간만이 아니라는 것을 자연스레 깨닫게 된 것 같아요. (웃음) 그런데 그걸 깨닫고 나니 사서라는 직업이 더 재밌게 느껴지더라고요!




▢ 현재 선배님의 주요 업무는 무엇이신가요?

 저는 지난 3월 인사발령으로 현재 근무하고 있는 사당솔밭도서관에 오게 되었는데요. 일단 상호대차와 문화교실(세미나실), 스튜디오 대관 관리 등을 하고, 000~600의 서가가 있는 종합자료실1의 총괄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 사당솔밭도서관은 '인문학 특화' 도서관인데요. 000~600 수서와 함께 인문학 서가 수서와 서가 관리를 따로 하고 있고, 인문학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모두의 인문학]이라는 대주제 안에서 올해의 경우에는 예술 분야를 확대하여 상반기에는 힐링예술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하반기에는 영화에 접목하여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인문학 프로그램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외에도 역사탐방, 스튜디오를 활용한 미디어 크리에이터 양성과정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학교에서 배운 것 중 현장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분류와 목록을 가장 많이 쓰는 것 같아요. 분류와 목록은 사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현장에서 계속해서 쓰는 분야이니까요. 물론 MARC를 업체로부터 제공받기는 하지만 MARC가 들어오기 전 수서 과정에서는 오로지 사서의 판단으로 분류기호를 지정하고, 추후에 MARC를 받더라도 검토는 사서의 몫이에요. 학교를 다니며 시험을 보려고 외웠던 백강목과 목록 규칙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활용하고 있습니다. 



▢ 일 년 중 사서가 가장 바쁜 시기는 언제인가요?

 사서는 사실 일 년 열두 달 안 바쁜 시기가 없어요. 연초에는 연간 계획을 세우고, 계획에 따른 예산을 정리하고, 개인의 프로그림 기획과 운영, 결과 보고가 반복되죠. 또 크게는 도서관 주간과 독서의 달이 있고, 방학에는 이용자 증가와 함께 방학 및 휴가 프로그램이 시작되고요. 그리고 정신을 차려 보면 정산과 함께 연간 결과 보고 시기가 오는 것 같아요. 저는 다행히 7월까지 상반기 프로그램을 마무리하고, 8월에 프로그램 휴식기가 있어 8월이 비교적 덜 바쁜 것 같지만, 각자 자기의 업무에 따라 덜 바쁜 시기가 다른 것 같아요. 하지만 일 년 내내 안 바쁜 시기가 언제일까, 라는 질문에는 우리 사서 모두의 질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웃음)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달마다 북큐레이션을 하고, 월별 결과보고, 지출 서류 정리, 그리고 늘 수서를 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자료실에는 늘 9시에 줄 서서 기다려주시는 이용자분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있습니다. (웃음)



▢ 사서가 된 후 가장 뿌듯했거나 힘들었던 일이 있으셨나요?

 처음 중학교 도서관 사서가 되었을 때, 따로 배정받은 예산이 없었는데요. 도서관에서 프로그램, 전시 등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드렸더니 80만원의 예산이 주어졌었어요. 처음으로 아이들하고 도서관을 예쁘게 꾸미고, 예산을 따내서 프로그램을 했던 것이 무척 감격스러웠던 것 같아요. 그 다음 다른 중학교 도서관에 갔을 때는 서가가 분류되어 있지 않고 그냥 000부터 900까지 빼곡히 꽂혀있었는데요, 서가를 구입하고 재정비했을 때도 정말 뿌듯했어요.



▢ 사서라는 직업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사서라는 직업은 사실 페이가 좋은 직업은 아니잖아요. 요즘 도서관에서 하는 프로그램도 프로그램 하나하나가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고, 늘 저희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대해 주시기 때문에 저도 항상 감사하고, 뿌듯함이 남는 것 같아요. 또 사기업에서 일하다가 온 저로서는 도서관 근무는 요즘 세대가 추구하는 워라밸을 지킬 수 있는 직업인 것 같아요. 물론 도서관마다, 사람마다 달라서 정말 엄청난 경쟁이 있는 도서관도 있지만, 시간차, 연차라던지 정시 퇴근과 휴일 및 휴직 보장이 큰 장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 사서라는 직업의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또, 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위 질문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공공도서관의 경우, 가장 큰 단점은 아무래도 페이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러나 이 부분에 있어서 선배 사서님들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말씀드리고 싶어요. 많은 도서관들이 연봉 테이블을 순차적으로 수정하고 있고, 협회 차원에서도 사서 자격 수당을 포함하여 계속해서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또 우리 개개인이 사서의 전문성에 있어 고민하고, 자기 PR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국에는 이용자가 계속 찾고, 요구하게 만들어 니즈가 있어야 필요성이나 전문성을 주장할 수 있으니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너무 많은 사서분들이 충분히 일을 많이 하고 있는데 그에 비해 알려지는 부분이 너무 적은 것 같아요. 우리 사서라는 직업을 마케팅함으로써 미래가 밝아질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웃음)


▢ 마지막으로 문헌정보과 후배들이자, 미래의 사서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실까요?

 사서를 꿈꾸는 후배님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조언을 드리고 싶어요. 학교에서 배우는 학문에 국한되지 않고 필드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실무적인 지식도 필요하다는 말을 강조하고 싶어요. 실무에서 일을 해보면 문헌정보학과는 특히 학문적 전공과 실무적 지식의 차이가 좀 있는 것 같아요. 학생 때 다양하게 경험하고 특히 디지털 리터러시에 뒤떨어지지 않을 수 있도록 준비하면 좋을 것 같아요. 찬찬히 실력을 쌓아 사회에 나왔을 때 도서관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사서가 되기를 기원하겠습니다.